우리나라 생수의 역사
요즘 생수를 성분에 따라 맛을 평가하는 "워터 소믈리에"가 등장할 정도로 생수 시장은 확대 되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까지만 해도 물을 구입해서 골라 마신다는 건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생수를 돈주고 사먹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왜 생수를 구입해서 마시는게 불법이었을까요?
생수 판매 금지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 하락 때문이었습니다. 생수 판매를 허용하면 정부가 수돗물의 수질관리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것 같이 보일까봐 우려를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당시 유통되던 생수가 물론 있기는 했지만 모두 불법이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국민들은 지하수를 마시거나 수돗물을 끓여 마셨는데,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주고 생수를 사 마신다면 계층간 갈등과 사회 통합에 저하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90년대 초반 18.9리터 생수 한통은 약 4,000원 정도였는데 이는 리터당 가격이 경유보다 비싼 수준이었습니다. 수돗물과 비교하면 무려 2,000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판매 생수 브랜드
1975년 부터 우리나라는 생수를 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탄생한 최초의 생수는 미군부대에 납품하기 위한 "다이아몬드 정수"였는데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는 불법이었습니다.
이후 공식적으로 생수 판매가 허용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였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한 외국 선수들이 수돗물을 마시는 걸 꺼려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올림픽의 외국인을 위한 결정이었었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 다시 판매는 금지 되었습니다.
▶ 1991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수돗물을 마시던 국민들에게 영남 지역 식수원인 낙동강에 화학물질인 페놀이 유출된 것입니다. 일부 지역의 수돗물에서는 악취가 너무 심해 사용할 수가 없을 정도 였다고 합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진 국민들은 정부에 생수 시판을 요구합니다. 덩달아 생수 업체들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1994년 대법원이 생수 판매 금지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생수 시판이 합법화 됐습니다.
본격적인 생수 판매 시기
대법원의 판결로 열린 생수 시장은 1995년 1월 정부의 먹는 물 관리법이 제정되면서 빠르게 확장하였습니다. 초기의 생수는 아시다시피 18.9리터의 큰 병, 일명 "말통"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커다란 용량 때문에 가정보다는 사무실이나 식당 위주로 유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휴대가 간편한 페트병 생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고, 2011년에는 페트병 생수가 전체 생수 중 54.1%의 비중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말통 생수를 넘어 섰습니다.
왜 캔 생수는 많이 없을까?
가장큰 이유는 가격입니다. 같은 용량의 용기를 제작할때 캔으로 제작하면 페트병보다 비용이 10배정도 비싸고, 또한 제조 공정이 아예 달라 시설비용등 제조 기업에 부담이 커지고 이윤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캔이 더 친환경적이어서 해외에서는 종종 제조 및 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2024년 생수 시장은 무려 2조 3천억 규모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였고, 환경부에 등록된 생수 브랜드만 300여개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맛부터 가격까지 천차 만별인 생수, 어떤 물이든 깨끗하고 맑은 물을 자주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하니 시원한 물한잔 마시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 합시다.